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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본다, 글

<<소설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스토리코스모스 출판, 에세이 서평 “용기를 가진 자, 그 이름은 바로 소설가”

by 스네일핸즈 2024. 5. 23.

소설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스토리코스모스 신간 !

 

  책 표지 속 가로등 불빛만 보이는 어두움이 가득한 밤, 우두둑 세찬 비가 쏟아지는 사진이 눈에 띄었다. 그에 대비되는 블루칼라의 책 표지, 제목은 소설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작가는 총 8인(방성식, 서애라, 이밤, 이상욱, 이시경, 이한얼, 임재훈, 최이아)으로 구성되어 있고, 출판사는 “스토리 코스모스” 인터넷에 “스토리 코스모스”를 검색해 본다. 홈페이지 속 내가 마주한 첫 문장은 “한국 문학의 새로운 생태계” 호기심이 가득하다.

 

  ‘그래, 어떻게 소설가가 만들어지는지 보자.’

 

  한국 문학의 다양성과 웹 문학 플랫폼을 선도하는 "스토리 코스모스"에서 신작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소설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총 8인의 등단한 소설가들이 말하는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와 소설이 인생에 들어와 어떤 과정을 거쳐 소설가로서의 성장을 이루었는지 담겨있다.

어릴 적 만년필을 가진 문학 소년이 전용 스탠드에 몽블랑을 넣는 소설가가 된 방성식 작가

여성 작가들이 부엌일을 하는 틈틈이 식탁에 앉아 글을 썼다고 고하는 서애라 작가

돌이켜보면 나를 숱하게 망하게 했던 것들이 나를 쓰게 했다는 이 밤 작가

왜 하필 소설이었을까? 물음에 그럼에도, 굳이, 기어코, 끝내 소설을 써내는 이상욱 작가

보이지 않는 삶, 혹은 삶 너머의 삶을 활자로 찍어 내려가는 이시경 작가

삶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게 된 활자 중독자에서 활자 생산자가 된 이한얼 작가

어정쩡하고 어설픈 마음이 부끄럽지만 가장 정직하다고 말하는 주변인 임재훈 작가

자신의 습작을 소개하며, 삶의 파편을 재료로 활용해 문학으로 승화한 최이아 작가

  8명의 작가는 공통으로 소설을 쓰면서 지독한 고뇌와 부끄러움을 가졌다고 밝힌다. 인생의 방황은 우연이 아닌 운명이었고,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당신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과정을 거쳐 삶을 살아냈는가 사회는 묻지 않는다. 정말 냉혹하게도 우리는 결과주의에 빠져 살아가고 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 등등

사회가 당연하게 설정한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남들의 눈에 잘 보이기 위한 남이 시키는 대로 인생을 살고 있다면 그리고 인생 전체를 통틀어 내 존재를 부정하고, 방황하고 있다면 이 책을 당장 들고 단숨에 읽어보길 권한다.

소설은 누구든 위로가 될 수도, 사랑이 될 수도,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하나의 이정표가 되는 셈이다.

그럼, 이 소설의 이야기를 쓰는 소설가는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일까?

답은 이 책 속에 있다. 8인의 작가들은 천재적인 글쓰기 재능으로만 소설가로 탄생하지 않았다. 그들은 대단히 생각보다 부끄러운 삶을 살기도, 여유가 없는 인생에도 '틈틈이' 글을 쓰겠다고 말한다.

P. 204

시간과 공간이 시공간 연속체(Space-Time Continuum)인 것처럼 언젠가 우주와 이야기가 하나가 되어 스토리 코스모스(Story-Cosmos)로 불리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질 때마다 하나의 우주가 창조되는 것이니까 - 이한얼 작가

 

  나는 세상의 모든 이들이 본인만의 이야기를 지니고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나라는 존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의 이야기가 자양분이 되어 내면의 자아가 속삭이는 색다른 이야기를 생성해 나가고 있을 테지만, 모두가 밖으로 이야기를 탄생시키지는 못한다. 밖으로 꺼내기에는 한없이 부끄럽기도 하고, 꺼냈지만, 마무리 짓지 못한 글들이 수두룩하다. 왜 글을 쓴다고 했을까? 다시 나 자신에게 묻지만, 그 답마저도 글로 써 내려간다. 8인의 소설가들도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요령을 피울 수 없다고.

  이 모든 과정을 혹독하게 겪은 이상욱 작가는 신을 만나게 된다면 결투 신청을 꼭 하겠다고 말한다. 그렇다, 우리는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고, 그 속에서 발견하는 깨달음을 가지고 숙련자로 거듭난 자만이 소설가가 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인생의 고난과 좌절에서 고꾸라지는 사람들이 많다. 반복된 실패는 우울증을 불러일으키고, 두려움이라는 괴물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 8인의 소설가뿐만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설가는 '용기를 가진 자'들이라 생각한다.

 

  “찢어버리고 싶은 글을 세상에 내놓고 두려워도 앞에 당당하게 맞서 기어이 작품을 탄생시키는 존재!”

  P.274 내면의 가장 깊은 곳에 그 운명의 방패가 칩처럼 꽂혀 있어, 위기가 올 때마다 버티고 지탱할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힘겹고 버거운 삶의 경로에서 쓰러지지 않고, 무릎 꿇지 않을 수 있게 해 준 마지막 자존의 방패- 그것이 바로 '소설'이었다.

  이 에세이를 출간하고, 기획한 대표 에디터 박상우 작가의 말이다. 인생 '자존의 방패'가 되어준 소설을 쓰고 싶은 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또한, 소설을 쓰고 싶은 거예요? 아니면 소설가가 되고 싶은 거예요? 라는 질문을 받게 된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내 인생은 매번 불행했다. 불행하다고 믿어왔는지 모른다. 저 이는 쉽게 가는데 나는 왜 이럴까? 고민한 적도 많다. 불안정한 내 자신이 부끄러워 말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불행한 게 당연한 거라고, 하지만 그 불행이 나에게 좋은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라고.

  참 이상하게도 이 에세이는 오랜 고향 친구가 전해줄 법한 인생의 위로를 전해주고 있다. 솔직하게 소설가들의 내면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책이다.

<<소설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글을 쓰다 마주치는 게으름과 두려움이 솔솔 피어날 때면 다시금 꺼내어 읽을 것이다.